2019년 성소주일 강론 자료

(2019년 5월 12일, 부활 제4주일)

"하느님의 약속을 위하여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

오늘은 제56차 성소주일입니다. 가톨릭교회는 1964년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 성소주일을 제정하신 이후로, 해마다 부활 제4주일을 성소주일로 지내며,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닮으려는 사제 성소자들과, 그리스도께 봉헌된 삶을 통하여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드러내며 살아가는 봉헌 생활 성소자들을 위해 특별히 기도해 왔습니다.

올해 성소주일을 맞이하여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하느님의 약속을 위하여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은 우리를 부르시며 당신의 약속을 건네주시고, 그 약속에 응답하기 위해 우리들의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시간 교황님과 함께 예수님께서 당신의 첫 제자들을 부르시는 복음 말씀을 묵상하며(마르 1, 16-20) 그 약속과 용기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시몬과 안드레아 형제 그리고 야고보와 요한 형제는 어부로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부로 살아가면서 자연의 법칙을 배웁니다. 때때로 세찬 바람과 폭풍우 속에서 파도와 맞서 싸우며, 어떤 날은 물고기가 많이 잡혀 노고를 보상받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밤새 애써도 물고기를 잡지 못해 지치고 실망한 채 뭍으로 되돌아오기도 합니다. 우리들 대부분의 삶도 이러합니다. 풍요로운 삶을 희망하며 수많은 가능성의 ‘바다’로 나아갑니다. 삶의 터전이라는 바다에서 시련과 도전이라는 파도에 맞서 싸우며, 어떤 날은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만 어떤 날은 빈 그물을 보며 절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다가오십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은 이처럼 만남을 통해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라는 약속을 주시며 일상의 무기력함에서 그들을 깨어나게 해 주셨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만남과 약속은 우리들에게도 일어납니다. 우리가 혼인 생활을 함께 하고픈 사람을 만날 때, 봉헌된 삶이나 성품 사제직에 처음으로 매력을 느낄 때 말입니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예수님은 우리가 나의 행복과 이웃의 선익을 위하여 마련하신 그 길로 나서라고 부르십니다.

이 약속을 받아들이는 데는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첫 사도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우리도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때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때 자신의 작은 배에 연연하지 말고, 안전한 배 안에서 그물이나 손질하고 있지 말고, 주님의 약속을 믿고 용기를 내어 넓은 바다로 나아가야 합니다.

봉헌 생활이나 서품 사제직에로 부르심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은 주님을 따르려는 열정과 함께 두려움도 발견할 것입니다. 복음과 우리 형제자매들을 위하여 충실히 봉사해야 하는 사명에 자신을 전적으로 바쳐 교회의 배 안에서 ‘사람 낚는 어부’가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선택할 때에는, 모든 것을 버리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주님을 위하여 자기 삶을 바치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보다 더 큰 기쁨은 없습니다. 특히 젊은이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귀를 닫지 마십시오. 주님께서는 그물과 배를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이에게 새 생명의 기쁨을 약속해 주신다는 것을 늘 기억하십시오. 이 새 생명의 기쁨은 우리 마음을 가득 채우고 우리가 나아가는 여정을 활기차게 해 줄 것입니다.

사랑하는 벗 여러분, 자신의 성소를 식별하고 삶의 올바른 방향을 찾는 일이 언제나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사제, 수도자, 사목 일꾼, 교육자를 비롯하여 온 교회가 다시 한 번 새롭게 노력해야 합니다. 그 누구보다도 젊은이들에게 경청과 식별의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특히 기도, 하느님 말씀 묵상, 성체 조배, 영적 동반을 통하여 하느님 계획을 발견하도록 돕는 청소년 사목과 성소 증진이 필요합니다.

언제나 우리는 성모 마리아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 젊은 여인에게도 성소는 약속인 동시에 위험이었습니다. 마리아가 받은 사명은 쉬운 것이 아니었지만, 그녀는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마리아의 ‘예’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의 ‘예’였습니다. 여러분이 마음에 품고 있는 하느님의 사명과 약속은 무엇인가요?

이번 성소 주일을 맞이하여, 우리 삶을 위한 주님 사랑의 계획을 발견하고, 주님께서 우리 각자를 위하여 처음부터 마련해 두신 길로 나아갈 용기를 주시도록, 주님께 한마음으로 기도합시다.

<위의 강론자료는 2019년 제56차 성소주일 교황 프란치스코 담화문을 인용 및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자세한 담화문을 보시고 싶으시면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홈페이지 (http://cc.catholic.or.kr/)-알림마당-교회발표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